지수와 만나면서 사라진 불면증이 도졌다. 정한은 원망과 분노, 서러움 같은 것들이 뒤섞인 마음을 어쩌지 못한 채로 몇 날 밤을 지났다. 그러다가 제 생일도 까먹었다. 오픈조라 출근 준비부터 하고 휴대폰을 켰더니 엄마와 여동생, 친구들, 이전 직장 동료들에게 축하 메시지가 잔뜩 와 있었다. 이때 정한은 심장이 철렁했다. 지수에게서는 아무 연락도 없었다. 그걸...
불가능하단 건 정한도 알고 있었다. 어쩌면, 지수를 묶어둘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존재한다면 굳이 결혼을 이야기하진 않았을지도 모른다. 그런데도 막상 지수가 이렇게 물었을 때 상처받았다. “우리가 결혼을 어떻게 해?” 순식간에 분위기가 어색해졌다. 정한이 답하지 못하자 긴 침묵이 흘렀다. 결국 지수가 고갤 돌리며 말했다. “…나 머리 아파.” 정한은 그에게 ...
지수를 사랑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냐면, 어느 새벽에 담배 피우는 걔 옆얼굴을 보다가 키스하고 싶어졌다. 아름답거나 낭만적이진 않지만 확실한 근거이긴 했다. 지수가 그날 팀플에서 프리라이딩한 복학생 때문에 화가 많이 나 있었다. 어른스럽게도 학교 안에서는 티 내지 않고, 정한이 마감 알바를 하던 엘피바로 와서 데낄라만 두 잔 연속으로 마셨다. 정한은 턱을 괸...
동同심心결結 중편 처음부터 사랑이었던 건 아니다. 다른 왕족이나 귀족 부부들이 정략혼을 한 직후에 흔히 그랬듯, 대공 부부도 같이 있는 것조차 어색하고 불편했다. 승관의 붙임성이 아니었다면 지금껏 그랬을지 모른다. 대도에서 혼례를 치르고 노서아의 수도로 건너오기까지는 꼬박 보름이 걸렸다. 긴 여정이었다. 궁정의 어른들에게 인사부터 올리고 대공 저로 들어온 ...
동同심心결結 상편 한솔은 만찬회를 앞두고 두 번이나 예복을 갈아입었다. 정확히 말하면, 승관이 그렇게 하게끔 했다. 새벽부터 종종거리며 바쁘게 대공 저를 정돈하던 그는 야영 훈련지에서 돌아온 한솔을 보자마자 이렇게 외쳤다. “절대 안 돼! 이대로는 못 나가!” 당연히, 한솔도 그럴 생각은 없었다. 엉뚱하다는 평을 무시로 듣는 그에게도 일말의 상식이라는 게 ...
일日월月성城 중편 석민은 한숨을 내쉴 뻔했다. 유공공이 주의를 주지 않았다면 그랬을 것이다. 이 노련한 태감은 석민을 훌륭하게 보좌해주었다. 지난날 태후만 두 명이나 모신 환관다웠다. 방금도 공작 깃털로 만든 부채를 슬쩍 부친 것만으로 석민의 정신줄을 잡아주지 않았는가. 바람이 이는 순간 두 눈에 힘을 준 석민이 삐뚤어지기 직전이었던 허리를 바로 세웠다. ...
일日 월月 성城 상편 와장창, 민규가 집어던진 찻잔이 부서졌다. 곧잘 흥분하는 기질을 누르고자 하니 감정이 더 북받쳐서 손끝까지 떨렸다. 나한상에서 일어난 그는 말했다. “다시 한번 말해봐라.” 측근 내관 지공공이 머리를 조아렸다. “소, 소인은 마마께오서 이리 진노하시는 까닭을 당최 모르겠사옵니다….” “우둔하기는.” 고상궁이 윗전을 대신하여 면박 주었다...
【古琴Guqin笛簫琵琶箏鼓手碟】天寶一夢,盛世相逢《緣起稻香》,超沈浸視聽體驗帶你夢回大唐 |自得琴社 미리 예고하고 시작하겠습니다. 이번 후기.. 길 것 같습니다(맨날 후기 길면 가오 없다고 하면서 길게 씀). 아니 근데 금과적은 길 수밖에 없어요. 제가 이 픽을 4년에 걸쳐 쓰다 보니 이야기가 너무 커졌거든요. 주석을 몇 군데 달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연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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